포레스트파트너스가 인도 향(向) 에듀테크 기업인 태그하이브(Tag Hive)에 30억원을 단독 투자했다. 태그하이브의 기술 경쟁력과 진입 장벽이 높은 공교육 시장에 빠르게 진출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태그하이브는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솔루션 연구개발(R&D) 강화하고 인도 현지 사업개발팀 확장하는 데 투입해 인도 교육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태그하이브의 시리즈A 라운드에 포레스트파트너스가 단독으로 참여했다. 2017년 삼성벤처투자가 시드투자를 한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로써 태그하이브의 누적 투자금액은 40억원이다.
2017년 삼성전자 사내 벤처 지원 프로그램 ‘C랩’에서 출발한 에듀테크기업 태그하이브는 한국 본사와 인도에 지사를 두고 있다.
태그하이브를 설립한 아가르왈 판카즈(Agarwal Pankaj) 대표는 한국에서 창업한 인도인이다. 인도의 MIT라 불리는 IIT(인도공과대)칸푸르에서 전기공학 학사, 서울대학교 전기공학 석사, 하버드 MBA 과정을 수료한 교육전문가다. 50개가 넘는 국제 특허를 발명했으며 2017년 MIT Technology Review에서 ’35세 미만의 혁신가상’ 수상, 2021년 포춘지가 선정한 인도 40세 이하 40인 목록((40 Under 40)에 선정됐다.
아가르왈 판카즈 대표는 인도의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태그하이브를 창업했다. 인도의 교육 환경은 대도시 사립학교가 중심이고 지역 간 교육 격차가 극명하다. 전국적으로 100만여개의 공립학교가 존재하지만 지역의 학교는 인터넷 연결도 어려운 열악한 환경이고 교사당 학생 비율(1: 32)이 높다.
다른 에듀테크 기업들은 사립학교에 집중하는 반면 태그하이브는 인도의 K-12 공립학교(100만개 학교, 1억7550만명 학생)에 초점을 맞췄다. 교내에서의 교육 참여, 학습효과를 극대화해 인도의 공교육부터 혁신할 유니콘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태그하이브의 경쟁력은 자체 개발한 스마트 교육 솔루션 ‘클래스 사티(Class Saathi)’다. 영어와 인도어의 합성어로 ‘교실의 동반자’라는 뜻을 담았다. 블루투스 기반의 클리커(리모컨)를 이용한다. 교사가 내는 퀴즈에 학생들이 O·X, 숫자 번호가 새겨진 클리커에 답을 클릭하는 방식이다. 교사는 스마트폰 앱으로 전체 학생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확인·수집· 평가할 수 있으며 학생 개개인별 참여도를 파악해 수업 수준을 조정하는 등 효과적인 수업 관리를 할 수 있다.
특히 이 제품은 스마트 교육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인도 여러 주(州)나 지역 학교에서 낮은 비용으로 높은 교육적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수업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AI 기반 러닝 솔루션인 태그하이브 어플리케이션(앱)은 숙제, 라이브 퀴즈 기능 등을 통해 학생들의 학업 퍼포먼스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동영상 강의, 정리노트 등을 제공하며 학습 능력을 분석하고 권고사항도 제시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독립적, 자율적 학습도 가능하다.
이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태그하이브는 전국 2200여개 공립학교에 가정학습 앱을 출시하기 위해 인도 정부와 파트너십도 구축했다. 인도에서 두 번째로 큰 마디아 프라데시(Madhya Pradesh, MP)주의 52개 지역, 2000여개의 학교에 제품을 공급한다.
이번에 확보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현지 인력을 보강해 내년 4월 현지 새학기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계획이다. 인도 전역의 국·공립학교, 사립학교에 클래스 사티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투자라운드에 단독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포레스트파트너스는 태그하이브 성장 속도를 보고 투자했다. 공교육 혁신을 통해 2023년까지 인도 10만개 이상의 학교에 솔루션을 공급하면서 사교육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인도뿐만 아니라 공교육 환경이 열악한 다른 국가로 사업모델을 확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포레스트파트너스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의 교육시장에 진출해 학습 데이터를 수집하는 태그하이브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라며 “특히 진입 장벽이 높은 인도 B2G, B2B 시장 진입에 성공한 판카즈 대표의 사업실행 능력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