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트리(SyncTree)는 다양한 시스템간 언어를 번역하는 통역사입니다. 기업 또는 공공이 제안하는 개발과제에 누구나 쉽게 참여해 서비스를 진화시키는 혁신 개발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박현민 엔터플 대표는 2015년 게임솔루션 기업을 창업했다. 게임 아이템을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판매하도록 연동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제휴를 타진했던 게임사는 아이디어만 가져갔고, 엔터플 솔루션을 사용하지 않았다.
뼈아픈 실패였지만 박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게임을 넘어 전체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모든 상거래 플랫폼과 기업, 고객 데이터를 연결해 필요한 서비스를 자유롭게 구축하도록 개방형 소프트웨어(SW) 개발도구를 만드는 것을 새로운 목표로 삼았다.
박 대표는 “벤처 지원 프로그램에서 만난 엔젤투자자가 아이디어를 게임에만 가두지 말고, 전체 시장으로 돌려보라고 조언했다”며 “이 때부터 모든 서비스 ‘연결’을 화두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탄생한 ‘싱크트리’는 개방형 온라인 SW·서비스 개발 플랫폼이다. 싱크트리는 복잡한 코딩언어를 블록으로 시각화했다. 컴퓨터 언어에 대한 기초 소양을 갖춘 개발자라면 각종 명령어 블록을 드래그앤드드롭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서비스를 구현 가능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구글, IBM, CA등 극소수 기업만 영위하는 로-코드(Low-Code) 기반 온라인 SW 개발 플랫폼 시장에 한국 벤처기업 최초로 도전장을 던졌다.
박 대표는 “싱크트리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보안성을 바탕으로 손쉬운 방식으로 매개·연동한다”며 “카카오톡, 페이스북에서 코레일 모바일티켓 API를 연동해 이용자가 원하는 장소를 지정해 메신저 내에서 기차표를 구입하는 서비스는 싱크트리가 적용된 대표 사례”라고 소개했다.
싱크트리는 시장에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코레일을 비롯해 AIG, 코맥스등 기업과 제휴를 맺고 싱크트리 솔루션을 활용해 서비스를 구축했다. 엔터플은 지난해 아마존웹서비스(AWS) 기술파트너로 선정됐다. 글로벌기업 AWS가 클라우드 이용고객에게 싱크트리를 추천하고 제공한다는 의미다.
박 대표는 “기존에는 기업이 상품구매 연동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시스템통합(SI) 업체에 발주해 수십억원을 들여 개발해야 했다”며 “온라인구독 기반인 싱크트리를 이용하면 각 기업이 보유한 자체 개발자를 활용해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는 방식으로 수십 분의 1 비용에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싱크트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지털 뉴딜, 마이데이터 사업에도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대표는 “민원 24라는 방대한 정부 데이터와 데이터댐 등에서 생성되는 공공 데이터를 싱크트리를 통해 연동하면, 민간 개발자도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며 “코딩의 집단지성 활용과 민주화를 이뤄내는 개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