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글로벌 무역중개 플랫폼 기업인 트릿지가 외부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글로벌 농수산식품 무역거래 플랫폼을 구축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매출 성장폭이 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이 머지 않았다는 평가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포레스트파트너스는 최근 트릿지에 700억원을 투자했다. 거래 대상은 구주 일부와 신주다. 포레스트파트너스는 2018년 첫 투자로 인연을 맺은 이후 트릿지가 매년 급격히 성장하자 지속적으로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에도 100억원을 투자했다. 트릿지가 구축한 농식품 무역거래 플랫폼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추가 성장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2014년 설립된 트릿지는 전 세계 농식품 상품에 대한 디지털 무역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다. 트릿지는 한국투자공사와 도이치뱅크에서 글로벌 트레이딩 및 투자 업무를 맡았던 신호식 대표가 전문 인력들과 함께 B2B 글로벌 플랫폼이라는 독특한 사업모델을 구상하며 출발했다.
플랫폼 모델의 핵심은 기존 글로벌 무역 시장에서 수요자와 공급자간 직접 거래를 가로막았던 정보의 비대칭성, 상호 신뢰성 부재, 거래의 복잡함을 해결하는데 방점이 찍혀있다. 농식품 시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고 농식품 분야, 특히 신선식품의 B2B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성공해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트릿지는 사업 모델의 확장성과 독특함을 인정받아 2016년 첫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가 트릿지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시리즈A에 30억원을 투자했다. 2018년 4월에는 포레스트파트너스로부터 30억원, 소프트뱅크벤처스에게 5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비슷한 시기 미국 금융사인 액티번트캐피탈도 약 22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트릿지의 기업가치는 1500억원으로 책정됐다.
플랫폼 모델이 본격적으로 상업화되면서 기업가치가 빠르게 올랐다. 트릿지는 현재 1200개 이상의 상품에 대한 100억개 이상의 무역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6억개의 가격 데이터, 1000만개 이상의 공급자, 수요자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마켓 인텔리전스(시황) 서비스를 출시해 전세계 유통, 브랜드, 컨설팅 회사들이 유료 구독을 하고 있다.
트릿지는 머신러닝 기술과 전 세계 60여 명의 현지 무역 전문가를 프로젝트 매니저(EM)로 채용해 검증 가능한 공급자를 확보하면서 경쟁력이 부각됐다. 특히 신종코로나바이러스증후군(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자들이 농식품 공급 채널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자 비대면 풀필먼트 서비스를 지난해 4분기에 출시했다. 수요자가 주문만 넣으면 현지 농장 실사부터 계약 협상, 패키징, 운송까지 모든 과정을 대행해준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한 거래액은 매달 2배수로 늘어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번에 확보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매니저를 대폭 채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높인다는 계획이다. 플랫폼 거래액이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조속한 시일내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벨 조세훈 기자